“넘버의 길이나 대사의 재배치, 연출 등의 변화와 더불어 콜리를 바라볼 때 조금 더 열려 있는 느낌이에요. 조금 자연스러웠졌달까요. 더불어 퍼펫과의 호흡도 좀 편안해졌죠. 실제로 구동이 편하게 (이지형 퍼펫 제작자가) 퍼펫을 손봐주시기도 했거든요.”
이어 “초연하고 나서 1년도 채 안됐는데 벌써 AI가 더 많이 상용화됐다. 그 몇 개월이 저에겐 ‘로봇’이라는 틀을 깨는 시간이 됐다”며 “극은 지금보다도 몇 년 뒤가 배경이니 조금 더 열려도 되겠다, 콜리가 좀 더 인간과 닮아있겠구나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사실 처음엔 퍼펫이라는 단어조차 생소했어요. 퍼펫 콜리와 호흡을 맞춰야 하고 경주마 투데이를 타고 달리기도 해야하는데 어떻게 해야할지에 대한 생각이 없었죠. 그래서 퍼펫티어(Puppeteer, 인형조종자) 선생님들이랑 얘기를 많이 하면서 연구했어요. 이렇게까지 될까 싶은데 감정 표현이 다 구현되시더라고요.” 한때는 최고 몸값을 자랑했지만 이제는 안락사를 기다려야하는 신세가 된 경주마 투데이는 실제 말 크기의 퍼펫으로 표현된다. 근미래를 배경으로 하지만 ‘인간다움’과 ‘온기’가 스민 작품의 분위기를 살리는 중요한 존재 또한 투데이다. 투데이는 진호‧효정의 전언처럼 “앞다리 선생님과 뒷다리 선생님, 두분의 퍼펫티어가 함께 한다.” “말이 너무 정교해서 진짜 떨어지는 것 같아요. 감정표현과 더불어 말소리까지 실감나게 내면서 같이 움직여주시거든요. 그 분들과 아이돌 군무처럼 합을 맞추고 있죠. 진짜 한몸이 된 것 같은 느낌을 받아요.” 진호의 말에 효정은 “초연 때는 퍼펫을 봐야하는데 자꾸 말하는 사람을 보게 돼서 애를 먹었다”며 “그런데 지금은 콜리의 퍼펫에 (진호) 오빠의 영혼이 들어가 있다는 상상이 절로 되는 것 같다”고 부연했다. “투데이는 진짜 눈이 맑아요. 꼬리도 움직이고요. 퍼펫티어 선생님들은 투데이와 동기화돼 표정연기까지 하세요. 당근을 먹을 때의 표정 등까지 진짜 실감나죠. 그런 선생님들 덕분에 정말 이입이 잘 돼요.” ◇지금을 닮은 미래, ‘행복’은 가까이에 “콜리는 투데이랑 만나면서 처음으로 행복이라는 걸 느껴요. 하늘을 바라보면서 ‘좋아한다’는 감정을 어렴풋이나마 느껴요. 그 느낌을 가지고 투데이 등에 올라타면서 ‘아름답다는 게, 행복이라는 게 이런 거구나’ 처음 깨닫죠. 그런 투데이를 바라볼 때 콜리의 감정이 가장 많이 동요하는 부분인 것 같아요. 실제로 투데이를 위해 몸을 두번이나 내던지기도 하니까요.” ‘지금’ ‘오늘’을 뜻하는 이름을 가진 경주마 투데이는 진호가 연기하는 콜리가 타던 경주마다. 콜리는 이제는 안락사 위기에 처한 그의 아픔이 느껴져 일부러 말에서 떨어지며 하반신이 부서져 버린다. 그런 콜리와 투데이를 어떻게든 지키려는 연재와 어릴 적 병으로 장애를 얻어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언니 은혜(강혜인) 그리고 낡은 방화복 차림으로 화재현장에 출동했다 죽음을 맞은 남편(최인형)에 대한 애도를 끝없이 반복하는 은혜와 연재의 엄마 보경(김건혜)⋯. 투데이는 어쩌면 빠르게 최첨단화되는 기술로 변화할 사회, 그 변화로 인해 배제되고 지나쳐버려 희미해진 존재들의 ‘오늘’일지도 모른다. “이 작품은 콜리로 인해 치유받는 한 가정에 대한 이야기지만 이 시대를 관통하는 질문도 많아요. 동물권, AI, 상상하는 미래⋯정말 와닿는, 실제로 지금 화두가 되고 있는 주제들을 많이 다루고 있죠. 엄청 먼 미래가 아니라서 와닿는 부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제가 이 이야기를 좋아하는 이유죠. 뜬구름을 잡는 게 아니라 정말 지금을 닮아 있거든요.” 진호의 말에 효정은 “제가 제일 좋아하는 넘버가 콜리를 찾아가 ‘콜리야 너도 해결책이 있을까’라는 연재와 은혜에 모두가 ‘죽어야 한다’는 투데이의 (힘껏 달리며 행복해 하던) 과거를 상상하는” 콜리를 담은 ‘행복만이’를 꼽았다. “그때 투데이를 바라보는 콜리의 눈빛이 아련하다고 할까요. 투데이를 진심으로 아끼는 게 느껴져서 좋아해요. 더불어 보경이가 콜리에게 ‘그리움이란 말의 뜻은 어쩌면 기억을 하나씩 포기하는 일’이라며 현재에서 행복을 느끼는 게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신이죠. 보경이 경험담을 통해 전하는 메시지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도움이 되는 말들이었던 것 같아요. 보경이 콜리한테 얘기해주고 콜리가 그 말을 연재와 은혜한테 전달해주는데 그 연결 서사에서 오는 감정이 따뜻해요. 저조차도 위로를 받죠.” 진호가 좋아하는 넘버는 “연재와 은혜 자매가 마음을 여는” ‘외롭지 않길 바라’다. 그는 “동생은 언니의 휠체어를 결국 만들어내고 세 모녀가 살기 위해 자신의 다리 수술 대신 식당을 여는 선택을 한, 미우면서도 미워하지 못하고 원망스러우면서도 원망할 수 없는 엄마 보경에 대한 은혜의 감정 등이 해소되는 넘버”라고 설명했다. “그러고 나서 세 모녀가 영화를 보면서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는 장면인데 너무 현실적이에요. 그 때의 주고받는 말들이 특히 현실적이죠. 미래인데 너무나 현실과 닮아 있달까요. 원작 책을 읽으면서 작가님이 주려는 메시지가 ‘행복은 가까이에 있다’라고 생각했어요.” ◇함께 해서, 작아도 큰 ‘행복’ “사실 전 행복을 제가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커가면서 가족들, 친구들 등 내 주변이 만들어주는 행복이 있음을 느껴요. 그렇게 저를 만들어주는 환경들이 행복이죠. 그래서 제가 가장 행복한 순간은 좋아하는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이야기를 나눌 때죠.” 극 중 연재처럼 일찍 아버지를 여의고 엄마, 언니와 셋이 살았다는 효정은 “저마다 말하지 못하는 외로움과 답답함 등 서로에게 토로하지 못하던 것들이 있었다”며 “이 작품을 통해 엄마를, 언니를 더 이해하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연약한 모습은 한번도 보여준 적이 없는, 강철인 줄만 알았던 엄마가 너무 힘들어 버스에서 엉엉 울었다는 얘기를 처음 들었어요. 언니도 보경을 보면서 엄마도 혹시 저러지 않았을까 조금 슬펐고 눈물이 났다고 하더라고요. ‘천개의 파랑’을 통해 엄마는 왜 이랬을까, 언니도 그랬겠구나⋯공감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진호는 “저도 효정이도 아이돌이다 보니 정해진 안무, 노래, 파트만을 해오다 뮤지컬을 하면서 100%의 감정을 쓰고 연기하게 됐다”며 “다른 사람이 돼 볼 수 있게 해주는데다 정말 뛰어난 무대, 사람들과 함께 정해진 속에서도 하고 싶은 대로 연기를 하고 나서 집에 가면 진짜 좋다”고 고백했다. “여러 뮤지컬을 했지만 항상 첫 공연이 끝나고 집에 와서 샤워할 때가 그 해의 가장 행복한 순간이죠. 요즘 너무 힘든 세상이잖아요. 그러다 보니 그런 (작은) 행복들에 대한 소중함을 더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천 개의 파랑’을 통해 ‘행복’을 자꾸 얘기하다보니 자연스럽게, 가까운 곳에서 작은 행복도 되게 크게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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