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을 하면 몸이 자동으로 움직인다. (...) 투데이의 등에 앉아 주로를 질주하는 순간 (...) 그때만큼은 누군가의 명령없이도 투데이의 움직임을 따라 몸이 반동해 위아래로 흔들렸다. 투데이의 등에 앉아 달릴 때마다 콜리는 숨을 쉬었고, 호흡이 생명의 특권이라면 콜리는 그 순간만큼은 생명이었으며, 생명은 살아 있는 존재라는 뜻이었다. (...) 콜리는 그렇게 생각했다. 자신은 투데이가 달릴 때만큼은 살아 있다. 그렇다면 살아있다는 것은 무엇일까.
천선란, 소설 『천 개의 파랑』 中
그렇다면
살아있다는 것은 무엇일까
퍼펫과 생명:
퍼펫으로 마치 살아있는 듯, 실감나는 말을 구현해내 신선한 충격을 불러일으켰던 <워 호스>. <워 호스>의 인형 제작사 HandSpring 퍼펫 컴퍼니의 아드리안 콜러와 바질 존스는 항상 강조해서 말합니다. 퍼펫티어에게 제일 걸맞은 칭호는 “Emotion engineers,” 즉 “감정의 엔지니어”이다.
인형 제작자와 조종자(퍼펫티어)는 생명이 움직일 때 내는 다양한 움직임과 소리를 모방하고 재현하여 퍼펫이 실감나 보이도록 심혈을 기울이는데요. 그리하여 생명을 얻은 인형은 엄연한 한 배우로서 무대 위를 누비게 됩니다.
퍼펫 극은 기원전 3세기부터 극 예술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해 온 예술 장르로서, “생명”에 대한 깊은 사유를 간직해오며 꾸준히 그 관념을 확장해 왔습니다. 인형에 어떻게 생명을 부여할 것이며 그리하여 재현해 낸 생명은 어떠한 관점으로 정의되는가?
그리고 2024년 봄,
서울예술단 창작가무극 <천 개의 파랑>의 초연을 맞아, 콜리와 투데이가 퍼펫이 되어 우리의 곁을 찾아왔습니다. 이지형 퍼펫디자이너의 손을 거쳐 퍼펫으로 재탄생한 콜리와 투데이! 이지형 퍼펫디자이너는 <기존의 인형들: 인형의 조건들>, <빅 피쉬> 등 수많은 무대와 교육 워크숍을 통해 국내에 퍼펫 예술을 소개해 왔는데요. 과연 <천 개의 파랑>에서 되살아난 콜리와 투데이의 모습은 어떠할까요?
살아 숨 쉬는 퍼펫: 배우로서 무대 위에 서다
Q. 퍼펫과 호흡을 맞추는 연기에 있어 다르게 느껴지는 점이 있었나요? 효정(연재 役):
첫 뮤지컬인데 퍼펫과 같이 연기를 하게 되어서 오히려 더 순수한 마음으로 다가갈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콜리) 배우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퍼펫의 얼굴을 보니까 재밌고 판타지스럽게 느껴져서 더 즐겁게 몰입해서 연습할 수 있었어요. 어려운 점이 있다면 두 분의 얼굴을 마주치면 안 되는데도 자꾸 목소리가 나는 쪽을 보게 된다는 점이었네요 (웃음).
소외 받는 자들과 퍼펫: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다
Q. 로봇인 콜리가 퍼펫으로서 무대에 등장하게 된 이유:
김태형 연출:
기술의 발전이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 수 있는가. 인간과 다른 권리를 가진 동물, 로봇. 더 나아가서 이동이 어려우신 분들의 인권. 소외 받는 존재들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 고민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소설을 공연화할 때에는 시간이 제약되어있다 보니 선택과 집중을 하는 과정에서 항상 어려움을 느낍니다. 늘 빠진 것들을 아쉬워하면서 무대화에서 제외된 이야기를 조금 더 넣을 수 있지 않을까... 다시 넣거나 때로는 덜어내면서 가장 중요한 이야기가 무엇일지 고민했습니다. 누군가는 소외되어있고 누군가는 남들과 다른 행보를 걷고 있다. 그런 이들이 자기만의 속도로 천천히 걸어가면서도, 자신들의 마음을 하나하나 알아가고 행복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렇기에 콜리가 (그 변화를 만들 수 있도록) 캐릭터들에 영향을 주는 게 가장 중요했습니다. (콜리가 다른 등장인물들에게, 또한 다른 등장인물들이 콜리에게) 어떻게 마음을 주고 열고 그들이 하는 말을 들을 수 있을까. 여러 고민과 리서치 끝에 퍼펫으로서 도전을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퍼펫이) 로봇의 움직임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배우처럼 영혼을 보여줄 수 있는 지점들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아날로그적인 방식으로 로봇과 말을 표현한다면 미래 환경의 하이테크놀로지는 무빙 LED 판넬들을 활용해서 영상으로 배경을 표현했습니다. 그런 지점이 합쳐져서 새로운 그림으로 선보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앱이 업데이트되는 속도가 동물의 멸종 속도와 같대요.
제가 앱 하나를 업데이트할 때마다 지구의 어떤 동물이 완전히 멸종된다는 괴상한 말이에요.
효정(연재 役):
저도 처음 이 작품을 읽게 되었을 때, 사람보다도 더 사람 같은 로봇에서 감동을 받았거든요. (책과의 차이점이 있다면) 그 감정을 움직일 수 있는 무언가를 뮤지컬에서는 노래로, 춤으로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해요.
愛と幸福そして別離と痛みを話しているところ...오마이걸 (OH MY GIRL) 커뮤니티 (Community)
오마이걸 커뮤니티에서 사진, 동영상 등 다양한 콘텐츠를 확인해보세요.
계속하면 오마이걸 커뮤니티 이용 약관 및 개인정보처리방침에 동의하게 됩니다.